2026년 7~9월 선교편지 | 박종성·장소현
샬롬!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평안하신지요. 여름부터 초가을까지의 시간을 돌아보니 감사한 만남도 있었고, 마음처럼 되지 않아 기도하며 기다려야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멀리서 찾아와 함께 땀 흘려 주신 분들, 같은 땅에서 묵묵히 이웃을 섬기는 분들을 생각하며 지난 7~9월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네팔의 아픔 앞에서 함께 모은 마음
최근 네팔에서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이웃들의 소식을 들으며, 도네그리스도교회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감사하게도 지역 주민들이 교회로 필요한 물품을 가져다주었고, 협력교회인 동경시부야복음교회에서도 헌금으로 마음을 보태 주셨습니다.
이렇게 약 60만 엔의 헌금이 모였습니다. 절반가량은 구호물품을 구입하는 데 쓰고, 나머지 절반은 네팔 교회에 직접 송금했습니다. 주민들이 모아 주신 물품도 함께 지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먼 곳의 아픔을 우리 곁의 이웃들이 자기 일처럼 품어 준 일이 참 감사했습니다. 이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잘 닿고, 무너진 삶의 자리가 다시 세워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316 선교센터,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316 선교센터의 주차장과 주변 공사를 조금씩 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가 40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지금은 모든 작업이 멈춰 있습니다. 비가 그치기만 기다리는 날들이 길어지지만, 감사한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여름 스티븐 가족이 찾아와 센터 정원에 인조잔디를 깔아 주었습니다. 함께 땀 흘려 준 그 손길이 저희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공사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필요한 부자재 가격이 당초보다 세 배 가까이 올랐고, 남은 재정은 약 15만 엔입니다. 주차장 콘크리트도 비용을 아끼려고 직접 해 보려 했는데, 지금은 직접 준비하는 편이 믹서 차량을 부르는 것보다 오히려 더 비쌉니다. 앞으로 얼마가 더 필요할지조차 아직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비가 그친 뒤 무엇부터,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할지 주님께 지혜를 구하고 있습니다. 공사가 안전하게 이어지고 필요한 재정이 채워지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한양교회 단기팀과 함께한 여름
7월 중순에는 저희를 파송한 한양교회 단기팀이 도네에 찾아왔습니다. 팀은 316 선교센터 공사에 손을 보태고, 아이들과 함께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했습니다. 센터에서 함께 땀 흘리던 손길과 아이들 곁에서 보낸 시간이 저희에게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먼 길을 와서 눈앞의 일을 함께 감당해 준 한양교회에 감사합니다. 단기팀의 방문으로 만난 아이들과의 관계가 이어지고, 센터가 지역을 섬기는 공간으로 조금씩 준비되어 가기를 바랍니다.


도네그리스도교회와 네팔 청년들
도네그리스도교회에서 만나는 네팔 유학생들과의 관계가 조금씩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졸업 후에도 일본에서 일하며 살아가고 싶은 청년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취업을 돕고 싶어 평소 알고 지내는 주변 회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4월 이후 현장에서 체감하는 비자 심사의 까다로움과 외국인 채용 인원의 제약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청년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길이 열리기를 기도합니다.
이런 상황을 곁에서 보다 보니, 마음으로만 안타까워하지 않고 실제로 도울 수 있는 길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중심이 되어 ‘등록지원기관’을 세우려고 합니다. 등록지원기관은 일본에서 ‘특정기능 1호’ 자격으로 일하는 외국인을 고용한 기업의 위탁을 받아 생활과 직장 적응, 상담 등을 돕는 곳입니다. 내년에는 행정서사 자격시험에도 도전하려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 준비가 어려움에 놓인 일본인과 외국인 이웃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0월에는 일본의 네팔인 교회 약 20곳이 도쿄에서 함께 모이는 집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저희도 그 자리를 통해 네팔 이웃의 문화와 삶을 더 배우고 싶습니다. 서로를 더 잘 알고, 오래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시라하마에서 본, 한 사람을 붙드는 사역
8월 중순, 와카야마현 시라하마의 한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삶을 포기하려는 마음으로 시라하마를 찾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담하며, 다시 일상을 세워 갈 길을 함께 찾고 있었습니다. 교회가 운영하는 도시락 전문점은 청년들이 일하며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이 교회는 여름마다 지역 아이들을 위한 캠프도 매주 서너 차례 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생명을 붙드는 돌봄과 아이들을 향한 꾸준한 섬김을 보며, 교회가 지역 곁에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했습니다. 그곳의 청년들과 아이들, 그리고 곁을 지키는 사역자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규슈에서 함께 돌아본 일본의 믿음 이야기
올해는 두 번 규슈를 다녀왔습니다. 여름에는 서울 창일교회 청소년들과 나가사키를 찾았습니다. 일본의 기독교 유산을 함께 돌아보며, 이 땅에 남겨진 믿음의 흔적을 청소년들과 나눌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후쿠오카에서 함께 사역했던 백태구·노희숙 선교사님과 김은비 선교사님도 다시 만났습니다. 반가운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제게는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교회가 이 여정에 함께하며 일본을 위해 기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10월, 도네마을의 이웃을 초대합니다
오는 10월 말에는 도네그리스도교회의 가을 전도축제, ‘도네 키리아키 마츠리’를 엽니다. 코로나 이후 시작한 축제가 어느새 네 번째를 맞았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의 새숨교회가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해마다 주민 약 300~400명이 찾아왔는데, 올해는 도네 군청과 도네 관광협회도 홍보를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더 많은 이웃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설레면서도, 잘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이 큽니다.
이곳에서는 기독교나 종교 자체를 낯설어하거나 경계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 지역에서 군청과 관광협회가 교회의 축제를 함께 알리겠다고 한 일은 저희에게 참 놀랍고 감사한 변화입니다. 교회가 지역 속에서 함께 웃고 섬기는 이웃으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축제 가운데 요한복음 3장 16절의 복음을 전하는 시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시는 분들이 따뜻한 환대를 경험하고 복음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일정: 2026년 10월 31일 (토)
저희 가족의 소식도 전합니다
저희 가족은 감사하게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의 대상포진과 구안와사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왼쪽 눈과 입은 약 70~80% 돌아왔지만, 아직 눈을 감는 데 불편함이 있고 눈 주위 근육이 떨릴 때가 있습니다. 많이 회복된 것을 감사하면서도 남은 회복을 위해 계속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소현 선교사는 ‘존귀하다’는 뜻의 그리스어 이름을 가진 회사 ‘티미오스’를 통해 BAM, 곧 비즈니스 선교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일을 통해 만나는 이웃들과 관계를 맺고, 지역사회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일을 넓혀 가고 싶어 합니다. 지금은 경영·관리 비자의 두 번째 갱신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심사 요건이 까다로워진 때라 저희에게는 이 기다림도 큰 기도제목입니다.
준수와 유하도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 속에서 두 아이가 즐겁고 바르게 자라도록 기도해 주세요. 저와 아이들은 영주권을 신청했습니다. 일본에서 계속 살아온 기간이 원칙적으로 10년 이상이어야 하는데, 저희는 이곳에서 15년 넘게 살아왔습니다. 심사에는 1년 반에서 2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리며 기도하는 것뿐이지만, 소현 선교사의 비자 갱신과 저희의 영주권 신청에 좋은 결과가 있어 앞으로도 일본에서 안정적으로 살며 사역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함께 기도해 주세요
- 비가 그쳐 316 선교센터의 공사를 안전하게 다시 시작하고, 필요한 재정과 공사 방법을 판단할 지혜를 얻도록.
- 네팔 청년들에게 알맞은 일자리와 체류의 길이 열리고, 등록지원기관 준비와 행정서사 공부가 이웃을 돕는 일로 이어지도록.
- 네팔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이웃에게 필요한 도움과 회복이 이어지고, 도네 지역의 나눔이 좋은 길로 전해지도록.
- 10월 도쿄 집회에서 네팔인 교회들과 서로의 삶을 더 깊이 알고 좋은 동역을 시작하도록.
- 도네 키리아키 마츠리에 찾아오는 이웃들이 교회의 따뜻한 환대와 요한복음 3장 16절의 복음을 만나도록.
- 제 건강이 온전히 회복되고, 소현 선교사의 비자 갱신과 저와 아이들의 영주권 심사가 잘 진행되며, 준수와 유하가 건강하게 자라도록.
긴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이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것은 함께 기도해 주시는 여러분 덕분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에도 주님의 평안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일본 도네마을에서
박종성·장소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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